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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검사 결과를 직업 선택에 쓰는 법, 흥미와 능력은 다르다

직업흥미 검사 (RIASEC)성격강점 검사 (24 강점)

진로 검사에서 추천 직업이 나왔는데 정말 그 일을 해야 할까요. 흥미와 능력과 가치가 왜 서로 다른 질문인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어긋날 때 어떻게 생각할지, 검사 결과를 실제 직업 탐색으로 옮기는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들어가며

진로 검사를 마치면 대개 몇 글자의 코드와 함께 어울리는 직업 목록이 나옵니다. 목록을 훑어보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있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직업이나 아무래도 자신 없는 직업이 섞여 있어 당황하기도 합니다. 이 목록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아니면 재미 삼아 보고 넘겨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글은 진로 검사가 실제로 무엇을 묻는지부터 짚어 봅니다. 흥미와 능력과 가치가 서로 다른 질문이라는 점,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어긋날 때의 선택지, 그리고 검사 결과를 구체적인 직업 탐색으로 옮기는 순서를 차례로 다룹니다. 추천 목록을 버리지도 맹신하지도 않고 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 글의 목표입니다.

흥미, 능력, 가치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직업을 고를 때 사람들이 실제로 따져 보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그 일을 하는 동안 즐거운가, 그 일을 남보다 잘 해낼 수 있는가, 그 일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지켜 주는가입니다. 앞의 것은 흥미, 두 번째는 능력, 세 번째는 가치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세 가지는 함께 움직일 때도 있지만 따로 노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실력은 평범한 사람도 있고, 숫자 계산을 빠르게 해내지만 그 일이 지루한 사람도 있습니다. 또 즐겁고 잘하는 일이라도 수입이 불안정하거나 가족과 보낼 시간이 줄어든다면 가치의 기준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진로 검사 결과를 읽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그 검사가 셋 가운데 무엇을 물었는가입니다. 흥미를 묻는 검사에서 나온 결과를 능력의 판정처럼 받아들이면, 아직 시도해 보지도 않은 길을 미리 지우거나 맞지 않는 길에 지나친 기대를 걸게 됩니다. 검사가 묻지 않은 질문의 답은 다른 경로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흥미 검사가 잘 알려 주는 것과 알려 주지 않는 것

직업흥미 검사 (RIASEC) 같은 흥미 검사는 어떤 종류의 활동과 환경에 마음이 끌리는지를 봅니다. 이 계열의 이론은 사람의 흥미와 일하는 환경의 성격이 잘 맞을수록 일에 대한 만족이 커지고 오래 머무르기 쉽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가리키는 것은 정해진 직업 하나가 아니라 편안하게 느낄 가능성이 큰 일의 분위기입니다.

흥미 검사는 능력을 재지 않습니다. 문항은 대개 어떤 활동이 끌리는지, 어떤 일을 해 보고 싶은지를 묻고, 그 일을 실제로 얼마나 잘하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흥미 점수가 높게 나온 분야라도 그 분야에서 요구하는 기술은 따로 배우고 확인해야 합니다.

또 흥미는 경험의 폭에 크게 기댑니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활동은 머릿속 이미지로만 판단하게 되고, 그 이미지는 드라마나 주변 사람의 이야기에서 빌려 온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에서 낮게 나온 분야가 정말 싫은 것인지, 아직 모르는 것인지를 구분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어긋날 때

흥미와 능력을 두 축으로 놓으면 네 가지 경우가 생깁니다. 둘 다 높은 일, 좋아하지만 아직 서툰 일, 잘하지만 즐겁지 않은 일, 둘 다 낮은 일입니다. 어느 칸에 놓였느냐에 따라 다음에 할 일이 달라집니다.

좋아하지만 서툰 일은 배움에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흥미는 연습을 오래 이어 가게 하는 힘이 되므로, 필요한 기술이 꾸준한 연습으로 늘 수 있는 종류라면 충분히 걸어 볼 만한 길입니다. 반대로 잘하지만 즐겁지 않은 일은 당장 성과를 내기 쉬워도, 시간이 갈수록 의미를 잃고 지치기 쉬운 길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 선택에서는 한쪽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방법도 많습니다.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서 좋아하는 일을 업무 안의 일부 역할이나 일 밖의 활동으로 살리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분야 안에서 이미 잘하는 기술이 쓰이는 자리를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 축을 동시에 놓고 보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조합을 찾는 문제로 바뀝니다.

강점은 어떤 일을 할지보다 어떻게 일할지를 보여 준다

성격강점 검사 (24 강점) 같은 강점 검사는 흥미 검사와 다른 각도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흥미가 어떤 일에 끌리는지를 말해 준다면, 성격강점은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낼 때 힘이 나는지를 말해 줍니다. 같은 교사라도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새 수업 방식을 시도하며 활력을 얻고, 친절이 강한 사람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챙기는 데서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강점은 직업 이름을 고르는 데보다 직업 안에서 자리를 찾는 데 더 잘 쓰입니다. 조직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주어진 직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고, 맡는 과업의 범위나 관계의 방식을 스스로 조금씩 바꾸어 일을 자기에게 맞게 다듬는다는 점에 주목해 왔습니다. 이를 직무 재구성이라고 부르는데, 내 강점이 무엇인지 알면 어느 방향으로 다듬을지 정하기가 쉬워집니다.

흥미 결과와 강점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질문이 더 구체적으로 바뀝니다. 이 분야의 일이 끌린다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그 분야 안에서도 내 강점을 매일 쓸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이 질문은 직업 목록 하나보다 훨씬 많은 선택지를 열어 줍니다.

결과를 실제 직업 탐색으로 옮기는 순서

검사 결과는 탐색을 시작할 지도이지 도착지가 아닙니다. 지도를 현실로 옮기려면 직업 이름을 실제 하루의 모습으로 바꿔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래 순서는 결과를 받은 뒤 바로 해 볼 수 있는 단계입니다.

결과를 조금 거리를 두고 보아야 할 때

검사를 받을 때의 처지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취업 준비로 마음이 급하거나 부모님이 원하는 진로가 따로 있을 때,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되어야 할 것 같은 쪽으로 답을 고르기 쉽습니다. 이런 때 나온 결과는 내 흥미보다 주변의 기대를 비추고 있을 수 있습니다.

경험의 폭이 좁은 시기에도 결과를 넉넉하게 읽는 편이 좋습니다. 학생 때는 해 본 일이 많지 않아 몇몇 분야에 점수가 몰리기 쉽고, 한 분야에서만 오래 일한 사람은 익숙한 분야를 좋아하는 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쌓은 뒤에 다시 받아 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흥미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검사 결과가 내 선택을 대신 내려 주지는 않습니다. 결과는 생각할 거리를 정리해 주는 도구이고, 실제 결정에는 생활 여건, 배움에 쓸 수 있는 시간, 함께 사는 사람의 사정처럼 검사가 모르는 정보가 반드시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검사가 정리해 준 내용 위에 이런 사정을 함께 올려놓을 때 비로소 내 상황에 맞는 결정이 됩니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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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추천 직업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직업 이름보다 그 직업들의 공통점을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인지, 혼자 깊이 파고드는 일인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인지 같은 공통점을 찾으면, 목록에 없는 직업 가운데서도 그 조건을 갖춘 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흥미 검사와 적성 검사는 어떻게 다른가요.

흥미 검사는 어떤 활동이 끌리는지를 묻고, 적성 검사는 특정 과제를 얼마나 잘 해내는지를 문제 풀이로 확인합니다. 두 결과는 서로 다른 정보를 주므로 함께 놓고 보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겹치는 지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 진로 검사를 받는 것도 의미가 있나요.

의미가 있습니다. 경력이 쌓인 뒤에는 흥미가 이미 해 온 일에 맞춰 굳어 있기도 하고, 반대로 오래 미뤄 둔 관심이 다시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직이나 역할 전환을 고민할 때 지금의 흥미를 정리해 보는 도구로 쓸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Holland, J. L. (1997). Making Vocational Choices: A Theory of Vocational Personalities and Work Environments (3rd ed.). Psychological Assessment Resources.
  2. Wrzesniewski, A., & Dutton, J. E. (2001). Crafting a job: Revisioning employees as active crafters of their work.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6(2), 179-201.